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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이 노래..조앙 질베르토가 부른 에스따테(Estate)

박성언 아나운서
- 3분 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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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여수mbc 라디오 98.3MHz에서 “박성언의 음악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음악의 힘, 라디오가 주는 위로의 힘을 믿습니다. 동네 아주 오래된 식당의 주인으로 소박하게 늙어가는 게 꿈입니다. 

🎵박성언의 음악식당🍽️

여름이면 이 노래..조앙 질베르토가 부른 에스따테(Estate)

2010년 여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노래를 처음 들은 건.

무용한 강의를 듣고 일찍 집에 돌아와 작은방 낮은 침대에 누우면 창밖으로 대낮의 하늘이 조금 보였습니다. 나는 뭐가 되어야 하나. 아니, 나는 뭐가 될 수 있을까 따위를 생각하며 ‘EBS 세계음악기행’을 듣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강의보다 더 무용해 보였습니다.

경쟁은 숨 막혔고 나는 스스로를 특별하게 여겨왔다는 게 짐스러웠습니다. 나는 왜 토익 학원에도 안 가고 자격증도 안 따고 동아리 모임도 안 가고 이 대낮에 방에 누워 포르투갈어로 된 노래를 듣고 있나. 이렇게 아름다운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사람도 있는데 내게는 왜 그런 재주가 없나, 그걸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면서.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상상. 그건 졸업을 앞둔 대학생에게 사치였습니다. 초조하고 불안하고 그래서 아름다웠던 시절. 기쁨과 슬픔이 아지랑이처럼 막연하던 여름날, 나는 뭐가 될 수도 안 될 수도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조앙 질베르토가 부른 에스따테.(Estate는 포르투갈어로 ‘여름’이라는 뜻입니다) 스물다섯에서 서른아홉까지 나는 매년 여름 이 노래를 듣습니다. 차에서 방에서 회사에서. 매미가 목 놓아 우는 서울에서, 파도마저 조용한 여수에서.

여름밤에 이 곡을 들으며 나는 여전히 고민합니다. 뭐가 되어야 하나. 아니, 나는 뭐가 될 수 있을까. 여전히 답을 모르겠는데 내년이면 마흔입니다. 나는 그저 당신과 이 노래를 함께 듣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Real Estate. 이건 부동산이 아니라 ‘진짜 끝내주는 여름’이라는 뜻입니다.
올여름 부동산 정보에 관심을 기울이다가도 문득 멋진 음악 하나 찾아 듣는 여유와 기쁨이 당신 삶에 있기를. 자, 지금 당장 유튜브에 가서 조앙 질베르토의 1994년 상 파울루 라이브 영상을 찾아보세요. 장마가 걷히고 바야흐로 여름입니다. 진짜 끝내주는 계절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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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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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언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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