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으로 가장한 경찰관과 성매매 업주의 대화 녹음파일의 증거능력

판결로 읽는 세상-판결문 읽어주는 변호사

손님으로 가장한 경찰관과 성매매 업주의 대화 녹음파일의 증거능력

성매매 업소라는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손님인 척 성매매 업주와 대화를 나눈 녹음파일이 업주의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한 증거로 제출된 사건.

2심은 1심의 유죄 판단을 뒤집고, 위 녹음파일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는데요. 그러나 대법원은 증거 수집이 위법하지 않다며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하였습니다(대법원 2024.5.30. 선고 2020도9370 판결).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원칙

헌법은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제27조 4항).”라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의 유죄를 인정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면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그런데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면 어떨까요? 증거 수집에 위법성은 있지만 그래도 나쁜 짓을 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니 유죄를 인정하여야 할까요?

오늘 살펴볼 판결이 바로 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이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는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원칙”에 대한 내용입니다.

수사기관의 범행 현장 녹음의 증거능력

성매매가 이루어진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해당 업소에 성매매가 가능한지 여부를 문의하였고, 이 과정에서 업주와 나눈 대화를 녹음하였습니다. 이 녹음파일은 업주의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한 증거로 제출되었고, 위 녹음파일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인지”가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1심은 피고인의 혐의를 인정하여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였지만, 2심은 피고인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인 위 녹음파일은 경찰관이 피고인과 나눈 대화를 비밀 녹음한 것으로서 이는 타인의 대화 비밀을 침해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이므로 증거능력이 없다며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경찰관은 누구나 출입할 수 있는 업소에 들어가 범행의 증거를 보전하기 위하여 범행 상황을 녹음한 것으로 경찰관은 위 대화의 당사자로서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가 아니고, 녹음의 내용도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보호가 기대되는 영역에 속한다고 보기도 어려워 비록, 위 녹음이 피고인이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영장 없이 녹음된 것이라도 위법하지 않다.”라는 취지로 2심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

위 대법원판결의 취지는 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이 범행 현장에서 녹음한 것은 모두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는 것은 아니고, 녹음을 한 장소와 경위, 녹음의 방법 및 녹음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 에디터의 노트 : 이 판결은 수사기관의 증거 수집 과정에서 적법성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함을 강조하며, 공공장소에서의 비밀 녹음이 항상 위법은 아님을 명확히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