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자녀의 과거 양육비 청구, 시한이 있나요?"

판결로 읽는 세상-판결문 읽어주는 변호사

“자녀가 성인이 되고 10년이 지나면 과거 양육비 청구 못 한다.”

법적으로 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일정 기간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권리를 소멸시키는 것이 “소멸시효”라는 제도입니다. 최근 대법원이 양육비 청구권의 소멸시효와 관련하여 의미 있는 판결을 하였습니다(대법원 2024. 7. 18.자 2018스724 전원합의체 결정).

해당 사건은 이혼 후 홀로 아들을 키워왔던 엄마가 아들이 40세가 넘어서 전남편에게 과거 양육비를 청구한 사안이었는데요. 대법원은 기존 판례를 변경하고, 전남편에게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없다며 전남편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부모의 자녀 양육 의무

부모의 자녀 양육 의무는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고, 부부가 헤어지게 되더라도 부모로서의 자녀 양육 의무는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혼한 부부 사이에서 어느 일방이 자녀를 양육하게 되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양육하는 일방은 상대방에게 양육비의 분담을 청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과거 양육비도 청구할 수 있을까?

부모 중 일방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이유가 양육자의 이기적인 목적이나 동기에서 비롯한 것이라거나 자녀의 이익을 위하여 도움이 되지 아니하거나 양육비를 상대방에게 부담시키는 게 형평에 어긋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양육하는 일방은 상대방에게 과거 양육비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거 양육비 소멸시효의 기산점은?

과거 대법원은 자녀가 성년이 되어 양육 의무가 종료된 후에도 당사자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하여 구체적인 지급 청구권으로 성립하기 전에는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는 소멸시효가 진행할 여지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판례의 변경

그러나 대법원은 2024. 7. 18. 전원합의체 결정으로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는 당사자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하여 구체적인 청구권의 범위와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이상 자녀가 성년이 되어 양육 의무가 종료된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아야 한다.”라며 기존 판례를 변경하였습니다.

즉, 대법원은 자녀가 성년이 되어 양육 의무 자체가 종료한 이상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 역시 다른 금전채권과 마찬가지로 권리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양육비는 양육자와 상대방에게 매우 민감한 문제인데요. 위와 같은 판례의 변경이 현재 진행 중인 양육비 청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