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마을을 향한 오마주 3

정태균 섬 가꾸기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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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섬이다’ 정태균의 섬 타임즈

💡
‘섬이 학교, 섬 사람은 선생님’
섬 주민들의 경험지식을 기어이 이어받아 현재에 전하고자 이 섬 저 섬 다니며 담아내고 있습니다. 현재는 ‘어쩌다 공무원’이 되어 ‘섬’ 이라는 이유로 섬 주민도 방문객도 불편이 당연시 되는 일이 없도록 섬을 가꾸고 있습니다. 섬진강물이 흘러 들어가는 전남동부지역의 섬 살이를 찐하게 싱싱하게 전하겠습니다.

#1 해상낙원海上樂園으로 노래하다

하늘에서 본 금호도 (촬영: 정태균)

돌산군수 서병수는 『여산지(廬山誌)』에서 금오도를 표현했다
산은 연꽃같이 물위에 떠있고 별은 하늘에 빛나고 있으며
멀리 가까이 서로 끼어 앉고 어울리며
서쪽으로 구슬을 끌어당기고 동쪽으로 일출이 아름답다
들어오면 깊고도 고요하며 나가면 거센 물결이 육지를 막아주고
선박이 왕래하는 요충을 거점 삼아 닻을 내리고
바람을 막을 수 있는 부두를 만들어 항구를 이뤘으며
참으로 거친 땅을 구름같이 일궈서 터전을 만들었으니
참으로 바다 위에 떠 있는 명승이다

  • 금오도는 예부터 숲이 울창해 섬 전체가 검게 보인다고 하여 ‘거무섬’이라고 불렀다. 『청구도』나 『대동여지도』의 ‘거마도(巨磨島)’라는 기록도 ‘거무섬’을 음차한 이름으로 해석한다. 1872년에 제작된 『전라도 순천 방답진 지도』에는 “거마도는 황장봉산이며, 산꼭대기에 오르면 동남쪽으로 일본의 대마도가 보인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지금은 ‘자라 오’를 써서 금오도金鰲島라 쓴다.

#2 금오도, 마을이 미래유산입니다

남쪽에서 여수반도를 든든히 지키고 있는 금오열도 여러 섬의 중심 섬으로 해안선 64.5km, 여수에서는 돌산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유송리, 두모리, 우학리, 심장리 4개의 행정리와 24개의 자연마을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 우학, 직원포, 함구미, 송고, 심미, 대소여, 장지 등 8개의 어촌계가 구성되어 있다. 어린이집, 초, 중,고등학교와 남면사무소 등 각종 행정기관과 생활지원시설도 섬과 함께하고 있다.

금오도 서쪽에 자리잡은 두모리는 두포, 모하, 직포 큰 마을과 가는고지, 조피등, 누에머리(늦은목) 등 작은마을이 있다.

두포마을 주민들은 역사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금오도가 국유지로 관리하던 봉산(封山)이었을 때 사냥을 위해 관청 소속 포수들이 처음 도착한 포구라 하여 ‘첫개’, ‘초포’라고 한다. 옥녀봉 전설에 의해 두포(斗浦)로 이름이 바뀌게 되었다.

선녀 4명이 금오도에 내려와 놀다가 3명은 다시 하늘로 올라갔지만 한 선녀만이 인간과 인연을 맺어 올라가지 못하고 남게 되어 옥녀봉이라 부른다고 전해진다. 옥녀봉 나무를 베면 옥녀의 치마를 벗기는 것이 되기 때문에 재앙을 내린다고 전해져 예전에는 이 산에서는 나무를 베지 않았다고 한다.

마을 당제의 원형이 보존, 계승되고 있는 마을이다. 매년 정월 초하룻날에 마을 동북쪽에 있는 당집에서 제를 지낸다. 칠월칠석에는 마을회관 옆 소나무 숲 아래에서 마을잔치를 연다. 전에는 ‘진세턱’이라고 해서 자식을 얻은 집에서 막걸리를 내고 음식을 마련하여 흥겹게 놀았다고 한다.

직포마을은 동쪽 옥녀봉의 선녀인 옥녀가 모하, 두포마을에서 목화와 누에고치를 가져와 베를 짰다고 하여 베틀의 바디(보대)의 이름을 따서 ‘보대’라고 부르다가 직포(織浦)로 불린다. 비렁길 생태탐방로 중 다양한 식생과 비경이 공존하는 3코스의 시작점이다. 포구 깊숙하게 들어와 있는 몽돌 바닷가에는 방풍(防風)소나무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우학리는 금오도의 중심지다. 안진개 내진과 밭진개 외진이 합쳐진 내외진, 우실, 학동 등 3개 큰 마을과 안골, 검바위 흑암동, 찬물내기 냉수동, 작은머릿개와 못동 등 작은 마을이 있다. 1860년 안도에서 큰 불로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던 사람들이 봉산으로 출입을 금지시켰던 이곳에 몰래 들어와 정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85년 민간인들이 들어와 살 수 있도록 국유지에서 민유지로 바뀐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18년에 세운 ‘금오도민유지해결기념비’와 금오도 개척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986년 남면주민들이 뜻을 모아 세운 금오도개척 100주년 기념비가 면사무소 옆에 나란히 서있다.

우실마을에는 성지순례로 주목받는 우학리교회와 이기풍 목사 순교기념관이 있다. 이기풍 목사는 우리나라 최초로 목사안수를 받은 분 중에 한 분이다. 금오도에서 일제강점기 신사참배거부운동을 주도했다. 제주도와 여수의 섬에 뿌리내린 개신교는 이기풍 목사의 역할이 아주 컸다.

금오도 북동쪽에 터를 잡은 유송리는 함구미, 송고, 여천, 대유, 소유마을이 있다.

함구미마을은 여수에서 개도를 경유해서 금오도로 들어오는 첫 포구이자 백야도에서도 배가 드나드는 관문이다. 매봉산 산줄기 끝부분이 용머리를 닮은 용두마을과 큰 포구라는 의미의 함구미마을은 비렁길 탐방로 1코스가 시작되는 지점부터 용머리, 미역널방, 수달피벼랑, 송광사 절터 등 비렁길 탐방의 백미로 불린다.

송고松高마을은 가늘고 길게 튀어나온 곶이 있어 또는 마을 전체가 소나무로 우거져 ‘솔고지’라 부르다가 송고로 이름 지어졌다. 주민들은 방풍과 낭장망 멸치로 삶터를 지켜간다. 바다 건너 대두라도 봉통 마을이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머지않아 다리로 연결될 계획이다. 마을공동체의 평안을 기원하는 당제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여천汝泉마을은 물이 맑고 깊은 우물이 있어 ‘여천기미’라 불린다. 돌산 신기항, 여수항에서 금오도로 향하는 배들이 상시 드나드는 항이다. 마을이 비탈에 형성되어 있어 농사에는 열악한 형편이라 방문객을 위한 식당, 숙박과 감성돔 낚시터로 유명해서 수시로 드나드는 방문객이 많다.

대유大柳와 소유小柳마을은 버들개 또는 유포마을로 불린다. 산줄기가 바닷가로 길게 뻗어나가 있어 ‘버든개’라고 했다고 한다. 버든이 버들로 변해 ‘버들 유’자를 쓴다. 조선시대 사슴목장에 관련된 지명들이 남아 있다. 마을 북서쪽 ‘사냥막터’는 금오도가 봉산으로 지정되어 있을 때 관청에서 파견되었던 포수들이 기거하면서 사슴몰이를 하던 곳이었다. ‘된목’ 또는 쫓지막터‘는 대유마을 남서쪽 골짜기로 사슴을 사냥하면서 몰이꾼들이 거칠게 몰아붙였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수항도의 원래 이름은 섬목섬이다. 소유마을 앞의 물목섬이 한자로 바뀌는 과정에서 잘못 기록되면서 이름이 바꿔졌다. 섬의 생김새가 물을 담은 항아리처럼 생겼다고도 하고, 큰 섬인 금오도보다 사람이 먼저 들어왔다고 해서 ‘머리 수’ 자를 써서 수항도라고도 한다.

금오도 남동쪽에 자리잡은 심장리는 심포, 미포, 장지, 소우실포 마을이 있다.

심포深浦마을은 포구가 깊어 ‘짚은 개’라는 뜻이다. 금오도를 국유지에서 해제했고,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조선 측 주모자인 이주회가 가장 먼저 정착한 마을이다. 마을 남쪽에 있는 산등성이를 ‘대감산소등’이라고 이름 붙여진 곳에 이주회가 명당으로 보고 부친의 묘를 이장하였는데, 이장 후 3일 만에 천둥번개로 묘위의 바위가 밑으로 굴러 떨어졌다고 하는 유래가 전해진다.

미포尾浦마을은 망끼미, 망구미라 불리던 마을이다. 망산의 끝이라는 의미로 옛날 어느 지관이 우학리를 소에 비유하여 이 마을의 해안 돌출부분이 소의 꼬리에 해당된다고 하여 미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1850년 경 사도에서 살도 있던 인동 장씨 형제가 식솔을 데리고 와 거주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국립공원마을인 소우실포마을과 돌이 많은 돌고개, 막개 또는 막포, 따순기미와 일종고지 등이 마을을 일구었던 삶의 흔적이 남아있다.

장지마을은 비렁길 5코스의 종착점이자 다리로 연결된 안도와 바로 마주보고 있다. 마을 전체가 남쪽을 바라보고 있고 망산이 북풍을 막아 양지 마을이라 불렀다. 길게 펼쳐진 해안에 자갈이 좋아 진작지라고도 불렸으나 지금은 장지 마을로 이름을 바꾸었다.

정태균 전라남도 섬 가꾸기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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