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

예술의 향연 속으로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

잠깐 패션모델을 했던 1983년생 벨기에 작가 리너스 반 데 벨데는 평소에 여행을 싫어하고 화실에 콕 박혀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답니다. 그는 직접 밖으로 여행을 떠나는 대신, 책과 영화, 뉴스와 잡지, 미술서적과 역사서, 작가와 위인의 전기 등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만의 공상적 모험을 떠납니다.

사실에 기반한 자료와 이미지를 자신의 이야기로 전환하는 상상력을 통해 자신만의 가상 세계관을 구축하는 것이죠. 화실 안에서 상상과 공상만으로 어디든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의미로, 자신을 ‘안락의자 여행자’라고 소개합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대표 작업으로 알려진 대형 목탄화와 오일 파스텔화를 비롯해 영상, 조각 작업을 망라해 선보입니다.

리너스 반 데 벨레의 초기 작업은 주로 드로잉 작품이었으나 이후 회화, 설치, 조각 등으로 점차 작품세계를 확장하면서, 2019년부터는 가상공간을 배경으로 한 비디오 작품들이 제작됩니다. 이번 전시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는 야수파 앙리 마티스가 그림 그리기 좋은 빛을 찾기 위해 프랑스 남부로 여행을 떠났을 때 했던 말을 인용한 것입니다.

그는 여러 색의 빛으로 가득한 자신의 추상화 밑에 마티스의 글귀를 적어넣어서, 빛을 찾아 여행한 20세기 색채의 거장 마티스와 자신을 동일시합니다. 문자 그대로 이 제목은 여행을 떠나지 않고도 자신의 화실에서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이국적인 세계로 상상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역설적인 표현입니다.

세 편의 영상 <마을 사람들>, <라 루타 내추럴>, <하루의 삶> 작품들도 철저히 작가의 작업실 안에서만 촬영된 ‘스튜디오 영화’로 가상과 현실, 모험과 일상을 드나드는 허구의 이야기들입니다. 영상 속 등장하는 장치들은 모두 작가가 직접 제작한 것들로, 이번 전시에서는 실물 크기의 세트장과 다양한 소품을 재현한 대형 설치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작가 주변의 친구 혹은 동료들이라고 합니다.

이 전시는 전남도립미술관에서 5월 21일부터 8월 18일까지 개최됩니다.

🎶 에디터의 노트 : 리너스 반 데 벨데의 작품을 통해 여행과 탐험이 꼭 물리적 공간 이동이 아닌 내면의 상상력과 창조를 통한 것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빨리 미술관에서 직접 그 감동을 느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