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의 숨겨진 100년 된 차 밭 발견
순천 구도심 석현동에는 신라시대 지어진 향림사가 있어요. 인근의 야산 수풀을 100미터쯤 헤치고 들어가 보면 수백년 시간이 멈춘 듯한 대나무 숲 사이로 녹차 나무들이 자리 잡고 있어요. 이 차 밭은 원일 향림사 주지스님이 최근 사찰 인근을 산책하다 우연히 발견했다고 합니다.
오랜 시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녹차 나무들은 성인의 키를 훌쩍 넘게 자라 있었어요. 원일 주지스님은 "이렇게 크게 자란 차 나무를 본 것은 처음”이라며 “대나무와 함께 어우러져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었기에 이렇게 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이 곳은 문헌에서만 그 존재가 언급되었던 100년 전 차 밭 ‘석현다원’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1940년 출간된 ‘조선의 차와 선’이라는 문헌에는 1914년 전남 순천시 석현리 0.2ha의 차 밭에서 763kg의 차를 생산해 도내와 통영 일원에 판매했다고 기록되어 있어요. 석현 다원은 순천 최초의 차 밭이자 광주 무등다원과 정읍의 천원다원에 이어 호남에서 세 번째 오래된 차 밭으로 알려져 있어요.
최근 순천대학교 연구진이 이 곳에서 채취한 차 잎으로 제다해 시음한 결과, 다른 작설차보다 깊은 맛과 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되었어요. 대나무 숲 속에서 자란 차는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져 쓴 맛과 떫은 맛이 줄고 단 맛이 강해진다고 합니다.
순천대 식품산업연구소는 유전자 분석과 성분 분석을 통해 이 차를 상품화 할 계획인데 순천의 제다 역사를 새롭게 정립하고 지역 특화 상품으로 브랜드화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낳고 있어요.